‘IP’, 인터넷 고유 주소로 익숙한 단어이지만 최근에는 ‘지적 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을 의미하는 단어로 더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IP를 활용한 대표적인 비즈니스 사례로 넷플릭스의 IP 사업이 있는데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인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나 ‘퀸스 갬빗’을 게임으로 만들기도 하고, ‘오징어게임’ 굿즈, 그리고 넷플릭스 로고를 내세운 팝콘 등을 선보이며 넷플릭스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로고 등과 같은 IP를 적극 활용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에도 IP가 있다.

반도체에도 IP가 존재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IP 회사인 ‘ARM’은 삼성과 인텔, 그리고 애플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할 정도로 가능성을 입증했고요. 국내 반도체IP 회사인 ‘퀄리타스 반도체’가 최근 상장하고, 반도체 IP를 다루는 스타트업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반도체 IP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부분 하드웨어 칩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도체에는 어떤 무형 지적 재산(IP)이 있는 걸까요?

반도체 설계는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며 곧 반도체의 상품 가치로 이어지게 됩니다. 때문에 설계는 곧 재산이 되며, 이를 우리는 ‘반도체 IP’라고 부릅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하면서 사용자들은 더 좋은 성능의 반도체를 기대하게 되고, 반도체 제조사는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죠. 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사용하는 산업의 영역이 다양해진 것 역시 더 좋은 반도체, 더 나은 설계가 필요해진 이유입니다.

반도체 IP로 나스닥에 입성한 ‘ARM’.

‘ARM’은 반도체 IP로 나스닥까지 입성에 성공했습니다. ARM의 반도체 IP는 반도체를 설계할 때 사용되며, 워낙 퀄리티가 높아 적은 전력 사용과 좋은 성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많은 반도체 설계 회사가 ARM의 반도체 IP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그 결과 90%의 스마트폰, 85%의 태블릿PC가 ARM의 반도체 IP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ARM이 삼성과 인텔, 애플의 적극적인 투자를 받고 나스닥까지 입성할 수 있었던 이유가 분명하죠?

비록 인텔, 삼성과 같은 거대한 반도체 회사들은 이미 좋은 반도체를 만들어내고 있고, 앞으로도 좋은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설계’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회사가 있다면, 그리고 그들이 더 뛰어난 설계를 선보인다면 자체 기술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돈을 주고 그들의 우수한 설계를 구매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죠. 개발에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고, 인력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우수한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IP의 성장을 도운 또 하나의 키워드, ‘가속화’.

현재 반도체 시장의 트렌드 중 하나는 ‘가속화’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속화는 반도체 IP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죠. 무슨 이야기냐 하면, 우리는 기존에 모든 컴퓨터 시스템을 CPU로 구동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더 좋은 성능의 컴퓨터를 요구하면서 CPU의 성능이 한계를 마주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래서 더 좋은 CPU대신, 원하는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칩을 만들기 시작했고, 각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설계가 필요해짐에 따라 반도체 IP도 같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A17 pro chip의 raytracing을 하드웨어, 반도체로 구현한 사례가 있죠.

CPU, GPU와 같은 소프트웨어 대신 하드웨어 반도체로 기능을 구현하게 되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Accelerator’, ‘가속화’라고 하는데요. 특정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하기 위해 최적화된 반도체가 있다면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빠르고 우수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의 핫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블루닷은 동영상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Accelerator’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인코더의 속도를 가속해 다양한 기기에서 다양한 해상도로 영상을 시청하는 사용자들에게 기다림 없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빠른 트랜스코딩을 제공합니다.

반도체 IP의 성장은 반도체 산업에게 매우 기분 좋은 소식입니다. 더 좋은 성능을 구현하는 반도체를 제공할 수 있고, 게다가 시간과 비용의 효율도 높여 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나타내고 있기도 한데요. 반도체 수요가 많아질수록 한 회사에서 수요를 다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의 분업화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그 중 하나가 반도체 IP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