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유료화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캐나다,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4개국은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면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계정 공유 유료화가 국내에도 도입될 수 있어 수많은 넷플릭스 사용자들은 현재 불만을 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청자들은 과연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계속해서 넷플릭스를 이용해 콘텐츠를 시청할까요?

콘텐츠에 대한 욕구 vs 위축되는 소비 심리

동영상 시대 속 사람들은 콘텐츠를 즐길 뿐 아니라 생산까지 하며 활발하게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표적인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떠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공유 계정이 유료화되면 넷플릭스를 더 이상 이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입니다. 특히 경제 악화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시기에 넷플릭스의 요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책으로 ‘광고 요금제’가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급격히 사용자가 증가한 이후 거리두기 해제, 경쟁 업체의 등장 등으로 인해 하락세였던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반등을 노렸는데요. 그 결과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해 광고 요금제가 신규 시청자 유치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광고를 시청하게 되더라도 더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겠다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사람들은 비싼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 보다는 저렴한 콘텐츠를 선호하게 되었고, 이를 충족시켜준 것이 바로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이기에 신규 시청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들이 더 이상 광고에 대한 거부감보다 비싼 요금제에 대한 거부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광고를 보면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동영상 플랫폼 ‘FAST’

이러한 흐름에 맞춰 등장한 새로운 동영상 플랫폼이 있습니다. 광고를 기반으로 운영해 소비자들에게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인데요. 국내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경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얼핏 보면 OTT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FAST와 OTT의 차이점은 OTT의 경우 사용자가 선택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고 FAST는 콘텐츠가 편성된 스트리밍 형식으로 기존 전통 TV 운영 시스템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국내 FAST 플랫폼은 삼성과 LG의 스마트TV에서 제공하고 있는 ‘삼성TV플러스’와 ‘LG채널’이 있으며, SK브로드밴드 역시 가입자가 아니어도 사용 가능한 CTV 장치 ‘플레이제트’내에 FAST 플랫폼 ‘채널Z’를 탑재했습니다. 이들은 콘텐츠 공급업체와 손잡고 영화와 드라마, 예능, 뉴스와 같은 콘텐츠를 스트리밍 하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도 시도한다고 합니다.

무료 콘텐츠, 맞춤 편성까지 다~ 좋은데 ‘이것’이 불편하다.

FAST의 인기 비결은 광고만 시청하면 양질의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으로 인해 다방면으로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동영상 플랫폼이 될 수 있죠. 게다가 FAST는 자체적으로 채널을 운영해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를 알 수 있어 콘텐츠 편성에도 유리합니다.

하지만 FAST 채널은 ‘화질 불균형’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요.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고 주로 구작 콘텐츠를 스트리밍 하다 보니 화질이 낮을 수밖에 없으며, 반면에 광고는 가장 최근에 제작한 콘텐츠를 송출하기 때문에 높은 화질로 재생됩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고화질 광고를 감상하다가 정작 콘텐츠는 저화질로 감상하게 되면서 화질의 차이를 더욱 크게 느끼게 되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습니다.

시청자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데 있어 화질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디어 공급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4K 영상을 제작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들도 4K 영상을 지원하죠. 하지만 FAST에서 스트리밍 되는 콘텐츠의 경우 다시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제작한 콘텐츠의 화질을 개선하는 것이 최선이며 이미 일부 콘텐츠는 화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영상 솔루션 회사 블루닷에도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화질 개선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인공지능이 화소를 생성함으로써 보다 선명하고 디테일을 살린 화질 개선으로 높은 퀄리티를 보장해 낮은 화질의 구작 콘텐츠를 4K 영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1인 가구, 경제 악화 등으로 인해 콘텐츠 이용에 많은 지출이 어려워진 현재 상황에서 FAST는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가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진 것을 보면 광고를 시청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때문에 광고를 시청하면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FAST 플랫폼은 분명 가치 있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청자들의 꾸준한 유입을 원한다면 반드시 콘텐츠의 화질 불균형을 해소해야 할 것입니다.